넷플릭스가 새로운 미식 예능을 선보였다. 제목부터 강렬한 ‘미친맛집’.
처음 들었을 때 ‘엄청난 맛집을 찾아다니는 프로그램인가?’ 싶었지만, 여기서 ‘미친’은 우리가 흔히 아는 의미가 아니다.
미식(味)과 친구(親)의 조합, 즉 ‘미식가들의 친구 같은 맛집’이라는 뜻이다.
출연진도 흥미롭다.
대한민국 대표 발라드 가수이자 유명한 미식가 성시경,
그리고 한국에서도 많은 팬을 보유한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주인공 마츠시게 유타카가 함께한다.
각자 익숙한 나라를 벗어나 상대방의 추천 맛집을 방문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미식가들이 어떤 시각으로 서로의 음식을 평가할지 기대가 컸다.
1화 – 마츠시게 유타카의 단골 중국집 ‘양’
첫 번째 에피소드는 마츠시게 유타카의 단골집, 일본의 중국요리 전문점 ‘양’에서 시작됐다.
오프닝 메뉴는 탄탄면. 성시경이 한입 먹자마자 깊은 감탄이 터져 나왔다.
평소 미식에 진심인 그가 첫 숟갈부터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여기서 처음 등장한 흥미로운 개념이 있었다.
바로 ‘우라메뉴’, 일본에서는 단골 손님만 맛볼 수 있는 비공식 메뉴를 뜻한다.
메뉴판에 없는 ‘숨겨진 요리’라고 볼 수 있다.
한국에서도 식당 단골들이 사장님과 친해지면 가끔 특별한 메뉴를 접하는 경우가 있지만,
일본에서는 이를 하나의 문화처럼 정착시킨 점이 흥미로웠다.
‘산채백육과’ – 김치찌개의 고급스러운 해석
이날 공개된 대표적인 우라메뉴가 바로 ‘산채백육과’.
성시경은 이 요리를 먹자마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국 사람들에게 익숙한 맛이지만, 단순히 비슷한 수준이 아니라 ‘고급스럽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였다.
그가 묘사한 맛을 정리하면,
사천식 마라 향과 신 배추의 산미가 조화를 이루고,
얼큰하면서도 깊은 감칠맛이 느껴지며,
한마디로 술꾼들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맛이다.
성시경은 한술 더 떠 “김치찌개 같지만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맛”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마츠시게 유타카는 “담백하면서도 신맛이 나고, 매운맛이 뒤따라온다”고 평했다.
둘의 표현 방식은 달랐지만, 결과적으로 강렬한 풍미가 돋보이는 요리라는 점에서 의견이 일치했다.
미식가들의 색다른 케미, ‘미친맛집’
미식 프로그램은 많지만, ‘미친맛집’은 단순한 맛집 탐방을 넘어선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미식가들이 자신의 입맛을 걸고 서로를 초대하는 형식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프로그램의 분위기도 흥미롭다.
성시경은 익숙한 한국식 표현으로 맛을 해석하는 반면,
마츠시게 유타카는 차분하면서도 구체적인 묘사를 덧붙인다.
각기 다른 문화권에서 온 두 사람이 음식에 대해 나누는 대화가 이 프로그램의 핵심적인 재미 요소다.
1화부터 기대를 충족시킨 ‘미친맛집’,
다음 에피소드에서는 성시경의 맛집일까 아니면 고독한미식가의 마츠시게일까? 가장 궁금한 부분이었다.
어떤 한국 맛집이 등장할지, 또 마츠시게의 반응은 어떨지 궁금해진다.
넷플릭스가 이번에도 제대로 된 예능을 만들어냈다.
한일 양국의 미식이 만나는 순간, ‘미친맛집’이 계속해서 더 깊이 있는 맛을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볼 만하다.